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오운육기
세상을 바라보고 분류하는 것은 어떤 기준과 잣대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식으로 나누느냐에 따라서 표현하는 언어가 각기 다른데요. 예를 들어,
세상을 둘로 구분하는 것이 바로 음양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구요.
셋은 삼재, 넷은 사상, 다섯은 오행(오운), 여섯은 육기가 되겠는데요.
오늘은 오운육기, 즉 운기에 해당하는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중에서
그 화(火)와 열(熱)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선 여섯으로 나누는 육기(六氣)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아볼 건데요.
쉽게 절기나 계절의 속성 분류법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왜 1년은 열 두달이고, 12支라는 것이 있잖아요. 이렇게 하늘의 기운이 내포된
12支의 대칭으로 나타나는 음양 변화의 결과로 오행으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요.
조금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오행의 운행을 말하는 오운(五運)이 지구에서 현실화되어
대기권에서 작용하는 구체적인 기운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상을 구분하는 표현
세상을 구분하는 표현으로 둘은 음양, 넷은 사상, 다섯은 오행, 여섯은 육기라고 말씀드렸었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이 음양이 다시 또 둘로 나누어진 태양·태음·소양·소음에 해당하는 사상,
그리고 다섯인 오행과 여기에 하나가 추가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육기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에 화(火)가 더 추가된 개념이며,
이는 각각 풍(風), 서(暑), 습(濕), 조(燥), 한(寒), 그리고 열(熱)의 속성을 나타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늘의 풍(風)의 기운이 땅으로 와서 목(木)이 되고, 사람에게는 간(肝)이 됩니다.
하늘의 열(熱)의 기운이 땅으로 와서 화(火)가 되고, 사람에게는 심(心)이 됩니다.
하늘의 습(濕)의 기운이 땅으로 와서 토(土)가 되고, 사람에게는 비(脾)가 됩니다.
하늘의 조(燥)의 기운이 땅으로 와서 금(金)이 되고, 사람에게는 폐(肺)가 됩니다.
하늘의 한(寒)의 기운이 땅으로 와서 수(水)가 되고, 사람에게는 신(腎)이 됩니다.
『황제내경(皇帝內徑)』 「천원기대론편(天元紀大論篇)」에 나오는 위의 말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바로 이것이 동양의학에서 세상과 인체를 바라보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헷갈리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육기가 그럼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에 화(火)가 더 추가된 개념이라고 했는데, 앞에 화(火)랑 뒤에 화(火)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군화(君火)와 상화(相火)라는 용어로 분류합니다. 임금과 신하. 이름에서 어느 정도 이미지를 가진 상태에서, 군화(君火)는 밤낮, 계절의 변화에 관계없이 늘 있는 열을 가리키구요. 상화(相火)는 근거도 없이 갑작스레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열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군화=열, 상화=화라는 공식이 성립가능합니다.
화(火)와 열(熱)의 차이
화(火)는 우리말로 ‘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죠. 불타오르는 모양, 불빛, 불꽃의 이미지를 떠오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열과 빛을 내며 타는 현상이 화(火)의 이미지죠.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갑자기 불 타오르죠. 태양열과 무관한 불인 짝이 없는 열기. 이것이 바로 상화(相火)입니다.
열(熱)은 우리말로 ‘더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운 느낌이죠. 그것도 은은한 더운 느낌. 그래서 늘 있는 열기인 태양열과 체온 또는 아궁이의 열기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면 좋을 듯 합니다. 앞서 화(火)는 짝이 없는 열기라고 말씀 드렸는데, 열(熱)은 한기(寒氣)의 상대적 개념입니다. 군화(君火)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위의 내용은 1학년 때 동의생리학(과목명 「인체의 장상과 양생1」) 시간에 배운 권영규 교수님의 ‘육기론의 생리학적 의의’ 강의 내용을 참고했구요. 이처럼 한의학은 재밌고도 오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화로 배우는 우주변화의 원리 – 상화
이 글에서는 군화와 상화의 개념을 우주적 원리와 연결하여 설명합니다. 군화는 군주와 같은 화의 본래 역할을 하고, 상화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봄·여름철에 식물이 성장하는 것은 가을에 열매를 맺어 씨앗을 보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식물은 꽃이 피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꽃으로 영양분을 모두 보내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십간과 십이지에서는 기토己土와 미토(未土)가 식물의 꽃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의 분열운동을 음의 통일운동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이를 토화작용(土化作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축이 기울어져 있어서 토화작용 후에 바로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주는 토화작용을 도와 통일작용을 완수하게 해주는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토화작용을 보조해주는 상화작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군화(君火)와 상화(相火)
화火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군화(君火)와 상화(相火)가 그것입니다. 군(君)은 군주(君主)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군화는 군주와 같이 화(火)의 본래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相)은 재상(宰相)과 돕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상화는 재상과 같이 군주를 보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관계를 대표하는 것이 심장과 심포의 관계입니다.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심화(心火)를 군화(君火)라고 합니다. 심포(心包)는 상화(相火)로서 심장을 보호하며 심장의 기능을 돕고 있습니다.
6장
6부
명리학에서는 십간을 표와 같이 사물에 배속하고 있습니다. 병화(丙火)를 군화라고 하며, 상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태양을 군화, 달을 상화로 분류하고 있으므로 정화(丁火)가 상화에 해당한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지가 천간의 기운을 간직한 것을 지장간(地藏干)이라고 합니다.
사(巳)에는 무경병(戊庚丙),
오(午)에는 병기정(丙己丁)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지장간의 무(戊)와 병(丙)은 여기(餘氣),
경(庚)과 기(己)는 중기(中氣),
병(丙)과 정(丁)은 본기(本氣)라고 합니다.
본기는 지지의 대표적인 성질이므로 사(巳)는 병(丙), 오(午)는 정(丁)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병화(군화)는 태양으로 빛[明]을 발하고 있습니다. 정화(상화)는 불, 용광로 등으로 열(熱)을 내고 있습니다. 십간에서는 병화 다음에 정화가 자리하고,
십이지에서는 사화 다음에 오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군화(햇볕, 병화·사화)를 받은 지구가 상화(열, 정화·오화)를 발생시켜서 만물을 키우는 것입니다.
오운육기로 본 상화의 발생
군화·상화와 관련한 위의 내용은 원론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丙)과 정(丁), 사(巳)와 오(午)를 화(火)에 배속하는 것은 우주변화의 기본법칙을 밝힌 오행상생도와 육기방위도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변화의 실상을 밝힌 오운도와 육기변화도에서는 ‘무계합화화(戊癸合化火), 자오소음군화(子午少陰君火), 인신소양상화(寅申少陽相火)’라는 새로운 개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실제 변화할 때는 병정(丙丁)의 화기가 무(戊)의 자리까지 영향을 끼쳐서 무토(戊土)를 무화(戊火)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사오(巳午)의 화기가 미토(未土)를 넘어 신(申)의 자리까지 영향을 끼쳐서 신금(申金)을 신상화(申相火)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고유 에너지인 오행기五行氣를 허공에 방사하고 있습니다. 일단 순수한 오행기가 우주 공간에 방사되면 이들은 서로 섞여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를 오운五運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발생한 오운은 지구에 집중되어 내려오게 됩니다. 지구에서는 지축의 경사로 인해 상화라는 기운이 새로 발생하여 육기로 작용합니다.
육기가 기후변화로 드러날 때는 풍(風)·한(寒)·서(暑)·습(濕)·조(燥)·화(火)의 여섯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
지구는 그 축이 23도度 7분分 가량 경사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인신상화(寅申相火)라는 새로운 불[火]이 하나 더 불어나게 되어서 ‘오운(五運)+상화(相火)=육기(六氣)’로서 나타난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146쪽
육기가 발생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일반적인 설명으로 지구 중심의 태양 궤적에서 찾고 있습니다. 지축이 경사진 상태에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 태양은 천구의 적도를 상하로 운행하면서 태극 형상의 궤적을 그리게 됩니다. 그 결과 태양이 지구를 운행하는 궤적이 지축이 바로 섰을 때보다 늘어나서 상화相火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태양은 항상(지구로 볼 때) 지구의 묘유선(卯酉線)으로 왕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서 동지•춘분•하지•추분의 차가 생기게 됨으로써 주야의 장단과 한서의 온량(溫涼)의 구별이 생기고 따라서 인신상화(寅申相火)가 생기게 된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7쪽
상화의 역할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군화와 상화는 육기방위도의 자오소음군화와 인신소양상화입니다. 만약 지축이 바로 선다면 미토(未土)에서 화기를 모두 수렴하여 유酉에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축의 경사로 인해 오午의 강력한 화기는 미토(未土)를 지나 신금申金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선천 봄•여름철에 지축의 경사로 발생한 강력한 화기를 미토(未土)가 모두 통일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볼 것은 상화는 단지 미토(未土)가 통일하지 못한 화기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육기방위도의 군화와 상화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보겠습니다. 밥 짓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밥을 짓기 위해서는 솥에 쌀을 안치고 불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솥뚜껑으로 증기를 가두어서 뜸을 들입니다. 불은 물을 끓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군화에 해당합니다.
증기는 쌀을 푹 익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증기의 열熱은 상화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서 불(군화)이 물을 끓이면 수증기(습토)가 발생합니다. 이후 뜸 들이는 과정에서 수증기의 열(상화)이 쌀을 푹 익혀서 밥이 완성됩니다.
식물을 예로 들면, 6월에 벼는 햇볕(군화)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7, 8월에 꽃이 피면 무더위의 열기(상화)를 받아 열매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9월이 되면 햅쌀이 영급니다.
십이지로 살펴보면 오월午月(음력 5월)에 군화를 받아서 벼가 자라면, 미월未月(음력 6월)에 꽃이 핍니다. 신월申月(음력 7월)에 상화의 열기로 열매가 맺히고, 유월酉月(음력 8월)에 햅쌀이 영급니다.
열(熱)은 토(土)의 소산이요 화(火)는 군화君火의 소산인 것이며, 열(熱)은 횡산(橫散)하는 것이지만 화(火)는 종산(縱散)하는 것이라는 것도 아울러 기억하여야 한다. – 『우주변화의 원리』 91쪽
이상을 통해 군화가 기운을 위로 분열시키는 반면, 상화는 분열한 기운을 아래로 가라앉혀 열매를 맺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햇볕은 군화이고, 햇볕에 의해 발생한 한여름의 열기는 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화의 뿌리가 군화인 것입니다.
상화는 미토의 보필자
대자연은 군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분열시키고, 상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성숙시킵니다. 상화가 재상으로서 군화를 돕는다는 것은 일견 군화의 분열작용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화는 궁극적으로 미토(未土)를 도와 분열의 목적인 통일작용을 완수하고 있습니다.
우주 운동의 목적은 통일에 있으므로, 군화의 발산작용도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군화에 뿌리를 둔 상화는 군화(午)와 미토의 보필자라고 할 수 있다.
우주가 조화작용(造化作用)을 하는 주체를 토(土)라고 하고 그 객체를 상화(相火)라고 하는 바 그것은 바로 금화교역작용(金火交易作用)(즉 조화의 완성)의 과도기적인 존재 양식인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5쪽
선천에 있어서는 자오화(子午火)가 정중위(正中位)까지 넘어와있기 때문에 화기火氣가 너무 치열하게 되므로 위位를 잃은 미토(未土)만으로써 종합해낼 수 없은즉 여기에서 미토(未土)의 보좌역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운동은 이러한 조건 아래서는 자동적으로 자기(未土)의 보조자를 생生하게 되었던 것이다. – 『우주변화의 원리』 238쪽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지축이 정립했을 경우와 지축이 경사졌을 경우를 비교하면서 상화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고전.종교.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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